광복절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날.
만화책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슬램덩크 정도의 만화는 본 적이 있지만, 오늘은 광복절이기도 하고 블로그 작성자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의미 있는 책을 한 권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초등학생 아이가 없었다면 책을 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고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이기 때문에, 아이가 먼저 읽은 한국사 만화책 ‘바로보기’ 시리즈 중 10권인 ‘일제 강점기와 광복’을 읽고 짧게나마 의미를 되새겨보았습니다.
이 책은 사촌 조카들이 읽었던 책으로, 이제는 대학생이 된 그들이 초등학생 꼬꼬마들에게 전하는 책입니다. 만화라는 인식 때문에 저는 이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대세인 설민석 선생님, 용선생님 등의 만화 역사 책의 시초 정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책은 현대 시대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과거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허구적인 인물도 등장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역사적 사건에 기반을 두고 있어 어색하지 않고, 코믹 요소도 첨가하여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의 첫 이미지는 독립 기념관입니다. 5년 전쯤 아이들이 어릴 때 가본 경험이 있는데, 그때는 역사적인 설명을 듣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곳을 시작으로 주인공들은 역사 여행을 떠납니다.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역사박물관 107 : 대한 제국의 역사적 의미
조선의 왕은 사대 관계 때문에 늘 중국의 천자보다 지위가 아래에 있었습니다. 1894년 갑오개혁 때 왕실의 존칭을 ‘대군주 폐하’와 ‘왕후 폐하’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이후 존칭을 ‘황제’로 하자는 여론이 지속되자 고종은 황제 즉위식을 갖고 국호를 ‘대한 제국’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대한 제국은 이름만 바뀌었을 뿐, 친 러시아적이고 보수적인 정치 세력이 그대로 대한 제국을 지배합니다. 독립협회를 중심으로 하는 민중의 개혁 요구를 거부하다가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말았지요.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대한 제국에 그다지 역사적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반면 러시아와 일본의 세력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때를 이용해서, 개항 이후부터 갑오개혁까지의 급진적인 개화 정책을 반성하고 새롭게 개혁을 추진한 시기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이 시기의 개혁을 ‘광무개혁’이라 합니다.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역사박물관 110 : 식민 통치의 중심, 조선 총독부
대한 제국의 주권을 강탈한 일제는 통감부를 폐지하고 조선 총독부를 세워 우리 민족을 강압적으로 다스렸습니다. 조선 총독부는 한반도 내에서 강력한 힘을 가졌습니다. 조선 총독부의 최고 통치자인 조선 총독은 조선의 입법, 사법, 행정권은 물론 군사권까지 손에 쥐었습니다. 이제 조선 총독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바로 조선의 법이 된 것이지요. 조선 총독은 고종 황제보다도 더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심지어 조선 왕조의 궁궐인 경복궁 안에 있는 건물 4,000여 칸을 헐어 내고 그 자리에 조선 총독부 청사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조선 총독부는 36년 동안 조선을 다스렸지만, 194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의 항복과 더불어 해체되었습니다.
만화책이 품고 있는 내용에 비해 역사적 사실들이 상세히 서술되어 있습니다. 초등 고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내용이며, 왜 대한민국이 일제 강점기에 지배를 받았는지, 어떻게 독립운동을 했으며 광복을 이루어냈는지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는 말에 “왜요?”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유럽 열강들이 약소국들을 침략하고 지배하는 시대였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힘이 없어서 지배를 받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는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의 뼈아픈 역사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위대함과, 자신들의 조상들이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헌신을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역사박물관 112 : 봉오동 전투
1920년 6월 7일이었다. 중국 지린 성 허룽 현 봉오동 조선인 마을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독립군 부대를 추격해 온 일본군이었다. 일본군이 봉오동 골짜기로 접근한다는 보고를 받은 홍범도는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독립군 대원들을 산마루에 숨게 했다.
일본군 부대가 봉오동에 들어서자 곧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때 별안간 소나기가 쏟아지고 안개가 뒤덮여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일본군은 그 틈을 타서 독립군이 숨어 있는 산마루로 기어오르기 시작했고, 이 사실을 알아챈 홍범도는 서둘러 대원들을 다른 곳으로 퇴각시켰다. 마침내 일본군 한 무리가 산마루에 올라섰다. 그러자 미처 산마루로 오르지 못한 일본군들은 이들이 독립군인 줄 알고 총을 쏘았다. 일본군끼리 총격을 벌이게 된 것이다. 독립군은 총격이 멈추기를 기다렸다가 일본군을 남김없이 무찔렀다.
이 전투는 청산리대첩과 함께 독립군의 위대한 전투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봉오동 전투입니다. 봉오동 전투는 독립군뿐 아니라 독립운동가들과 동포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고, 아울러 독립군의 세력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역사박물관 117 : 광복의 그날
“짐은 미. 영. 중. 소 4개국의 공동 선언을 수락한다.” 1945년 8월 15일 정오, 라디오에서는 일본 천황이 연합군에게 항복을 선언하는 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제국주의 일본의 지배는 이렇게 36년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그날 서울은 쥐 죽은 듯 조용하였습니다. 시민들은 일본의 항복을 알지 못했습니다. 라디오도 귀했고, 방송이 잘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이 되자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로 거리는 물결을 이루었습니다. 감옥에 갇혔던 사람들이 풀려나오고, 징용. 징병으로 끌려갔던 사람들도 곧 돌아오리라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반면 일본 사람들과 친일파들은 일본의 패망이 믿어지지 않았고, 항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해방은 되었으나..
여운형의 조선 건국 동맹과 김구의 대한민국 임시 정부도 일본의 패망이 멀지 않았음을 예측하고, 각자 새 나라 건국을 위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8.15 해방은 일제에 대한 우리 민족의 끊임없는 저항과 독립운동으로 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국제 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광복군과 임시 정부가 연합군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소련과 미국은 자기들 마음대로 북위 38도 선을 경계로 남쪽은 미국이, 북쪽은 소련이 점령하였습니다. 그 뒤 남과 북이 각각 정부를 수립하면서, 임시로 그었던 38선은 두 나라로 갈라지게 하는 분단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미래가 있으니 희망이 있다. 어째서 나는 만화책을 멀리 뒀을까? 이렇게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인데… 요즘의 역사 만화책과는 또 다른 느낌이지만, 우리 집에 이런 귀한 책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책의 맨 뒤에는 역사 연표가 붙어있었는데, 우리 아이는 이 사진에 매우 관심을 보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포스팅을 하면서 이 사진이 의미하는 바를 되새겨 보았고, 많이 배웠습니다. 우리가 자유민주국가를 누리는 것은 우리의 뿌리 덕분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잊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오늘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한 번 더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