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The Reason for Travel

‘마흔의 돈 공부’에서 마흔이 넘으면 독서를 전투적으로 해야 한다는 글을 읽고, 정말 전투적으로 읽었다. 그렇게 한 3주쯤 후, 뇌 용량을 초과한 느낌이 들었고, 머리를 식혀야겠다는 생각에 고른 책이다. 산문집을 잘 읽지 않을 뿐더러, 유명한 작가들의 책은 의식적으로 고르지 않는 청개구리 심보 때문에 김영하 작가님의 책을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작가님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너무 무지해서.. 나와 같이 무지한 사람이 또 있을까? 이상한 고집부리지 말자고 결심한 후 처음 고른 책은 ‘여행의 이유’이다. 난 첫 장을 읽자마자 김영하 작가님의 작품들을 죄다 장바구니에 담았다. 너무 재밌어. 두 가지 인상 깊은 부분만 발췌해 본다.

After reading the article that one must read books more aggressively once they pass their forties, I really read books aggressively. However, after about three weeks, I felt overwhelmed with information overload, so I chose a book with the thought of cooling my head. Not only do I rarely read essay collections, but also because of my stubbornness in not consciously choosing books by famous authors, I had never thought of reading a book by Kim Young-ha. It’s not that I dislike the author, but because I felt too ignorant… Are there others as ignorant as me? After making up my mind not to be so stubborn, I chose ‘The Reason for Travel.’ As soon as I read the first chapter, I put all of Kim Young-ha’s works in my shopping cart. It’s so enjoyable. Let me extract two impressive passages.

추방과 멀미

여행의 본질은 무엇일까. 여행을 통해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그런 마법적 순간을 경험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바람은 그야말로 ‘뜻밖’이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그걸 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각성은 대체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Exile and Seasickness

What is the essence of travel? It is about discovering ‘unexpected facts’ through travel, gaining amazing realizations about oneself and the world, experiencing those magical moments. However, such windfalls must truly be ‘unexpected,’ so it is impossible to want them in the first place. The awakening that feels like a blow to the back of the head usually comes at an unexpected moment.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라는, 평소에는 신경도 쓰지 않던 무언가를 파는 대신, 엄청난 부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곧 그림자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자마자 사람들이 그를 경원시한 것이다. 그때 악마가 다시 나타나 새로운 제안을 한다. 그림자를 다시 돌려줄 테니 죽은 뒤의 영혼을 자기에게 팔라는 것이다. 갈등 끝에 주인공은 이 제안을 거절한다. (중략)

주인공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림자가 없어 더 큰 고통을 겪었던 것이다.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성원권이 없다면 이 주인공처럼 외롭고 쓸쓸할 수밖에 없다.

The Man Who Sold His Shadow

Instead of selling something he never cared about, called the shadow, he obtained immense wealth. However, the protagonist soon realizes how important the shadow is to humans. When he discovers that he has no shadow, despite having plenty of money, people begin to avoid him. At that moment, the devil reappears and makes a new offer. He will return the shadow, but the protagonist must sell his soul after death. After some inner conflict, the protagonist rejects the offer. (Omitted)

The protagonist suffered more from not having a shadow than from not having money. Humans, as social animals, feel lonely and desolate without a shadow, no matter how much money they have.

내가 기억하고 싶은 한 가지

상하이에서 글을 쓰고 오겠다고 다짐한 후 숙소 예약과 비용을 전부 지불했지만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이유로 도착하자마자 지극히 짧은 체류시간을 보내고 귀국(추방당한)했다. 그러나 집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은 채 소설을 완성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읽고 옆에 있던 남편과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며 너무 웃겨서 크게 웃었는데, 다들 반응은 시큰둥이었다. 아마 글로 읽을 때의 느낌을 잘 전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게 저렇게 웃긴 이야기인가? 하고 약간 의심스러운 표정을 본 것 같다. 이 산문은 이런 것이구나. 읽으면 재밌지만 들으면 약간 의아한 느낌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그 프로그램도 볼 때는 재밌는데, 정작 말로 전달하면 그냥 그렇게 되는 것처럼, 독서 즐길 때 느낀 즐거움을 온전히 느낀 시간이었다. 그래도 나는 첫 장만 읽었다.

One Thing I Want to Remember

After promising to write from Shanghai and paying for the accommodation and expenses, I arrived there only to spend a very short time (deported) due to not receiving a visa. However, I heard the story that I completed a novel without leaving the house. When I read this story and told it to my husband and children next to me, it was so funny that I burst out laughing loudly, but everyone else’s reaction was rather indifferent. Perhaps I didn’t convey the feeling of reading it well, and they may have had a slightly skeptical expression, like, “Is this story really that funny?” This essay made me realize that, yes, that’s what it is. It’s enjoyable when you read it, but when you try to convey it in words, it just becomes like that, and it was a time when I fully felt the joy of reading. However, I only read the first chapter.

나는 여행을 마음대로 가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무너진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진심으로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에서는 의외로 많은 것을 배웠다. 김영하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처음으로 접했다. 사실, 나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예전에는 읽었을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육아나 학습에 관한 책이나 인문학 분야의 책만 읽는다. 그러나 이 책은 나에게 소설을 읽어보게 만들었고, 김영하 작가님의 모든 책을 하나하나 읽게 만드는 산문집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러므로, 곧 이 소설도 읽어봐야겠다.

여행은 선택지가 방구석 여행뿐이더라도, 현실을 잊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현실을 다른 기억으로 저장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코로나 탓은 아니지만, 머릿속에서 어제의 일과가 오늘의 일과와 다를 바 없어 답답한 기분이 듭니다. 인생이 여행이고 여행이 인생인 우리는 모두 여행자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신뢰와 환대가 필요합니다. 서로를 반겨주고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다 가도록 서로를 안내하는 것입니다. 나를 신뢰하고 환대해주는 누군가가 있을까요? 내가 신뢰하고 환대해주는 누군가가 있을까요? 그림자를 팔아 인간성을 없애지 말고, 무지하고 실수하더라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의지하는 인간으로 계속 여행을 해야겠습니다.

I didn’t choose this book with the thought that I couldn’t travel as I wanted. Although I want to escape from the crumbling daily life due to the coronavirus, my options are limited, so I chose this book with a sincere desire to cool my head. From this book, I learned more than I expected. It led me to read novels, which I rarely read. In the past, I might have read them, but these days, I only read books related to parenting and humanities. However, this book made me want to read all of Kim Young-ha’s works, so that’s how I felt. Therefore, I should read this novel as well.

Travel is not about forgetting reality, but about storing my current reality as a different memory. It’s not because of the coronavirus, but in my head, yesterday’s events feel no different from today’s events, making me feel frustrated. Since life is a journey and a journey is life, we are all travelers. We need each other’s trust and hospitality. It is about welcoming each other and living comfortably and happily together. Is there anyone who trusts and welcomes me? Is there anyone whom I trust and welcome? Without selling my humanity by selling my shadow, even if I am ignorant and make mistakes, I will continue to travel as a human who relies on someone who believes in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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